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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위생 ICT 도입, 취지 좋지만 노후 배관 교체는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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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수·유충 사태 인천시, 스마트 관리체계 도입
스마트화 취지는 좋은데 30년, 50년령 노후 상수도관 교체 멀어질까 우려

[ 시니어가이드 박준영 기자 ]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상수도 보급률은 99.3%로 수돗물을 공급받는 인구는 5274만7천 명, 상수도관의 길이는 약 22만㎞다. 


2019년 기준 평균 수돗물 사용량은 국민 1인당 295ℓ(가정용수 189ℓ). 가정에서만 한 해 35억6371만t에 달하고, 영업용(식당, 사무실 등) 용수까지 합하면 21억1907만t이 추가된다고 한다. 모든 국민의 수도위생을 상수도 관리에 기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와중에 녹물이니 유충이니, 상수도 사고가 잦았다. 그래서 관리체계를 ‘스마트화’하기로 했다. 필요한 일이다. 다만 예산 문제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노후 상수도관 교체는 다시 미뤄지고 말까.

 

연이은 상수도 사고, 인천광역시 대응에 나서

인천광역시는 2019년 붉은 수돗물 사태, 2020년 수돗물 유충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먹고 마시는 수돗물 문제라 시민의 불편은 물론이고, 물 관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인천광역시는 16일 수돗물 사고 발생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스마트 관망 관리 인프라 구축사업이다. 수돗물 공급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통합 운영체계로 발 빠르게 진행해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조인권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이번 인프라 구축사업이 완료되면 수질 사고 가능성을 낮추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안심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흥시와 포항도 같은 사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밝혀져 ICT를 접목한 상수도 관리 인프라 구축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 ICT 기반 국가 상수도 전 과정 스마트화한다
녹색 일자리, 산업 시장 확대 등 추가 효과도 기대

수자원공사는 국가 전체 수도공급의 48%를 담당하며 축적된 노하우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국가 상수도 전 과정의 스마트화에 나섰다.

 

수자원공사는 전국 16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까지 총 1조3600억 원을 들여 관련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해 7월 ‘한국판 뉴딜 정책’에 물 분야 그린뉴딜 사업으로 ‘광역 상수도 스마트관리체계 구축’ 사업이 반영됨에 따라 전국 48개 광역 상수도 시설의 스마트화 역시 2023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방·광역 상수도를 포함한 스마트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대한 선진화 및 안전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관리하는 데만 9,4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 스마트 센서 시장 확대를 통한 3조6천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수돗물 유충 사태, 원인은 무엇이었나?

‘수돗물 유충 사태’는 2020년 7월 인천에서 최초로 민원이 접수된 이후,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 등 전국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건이다. 서울·부산·제주에서까지 유충이 발견돼 신고가 잇따랐다.

 

인천광역시는 과거 수돗물 유충 사태에 대해 ‘인천 서구의 정수장에 설치된 활성탄 여과지(분말 활성탄을 활용한 연못 형태의 정수시설)에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부화한 깔따구 유충들이 수도관로를 거쳐 유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성탄지 상층부 밀폐가 제대로 되지 않아 깔따구 성충이 산란처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활성탄지 세척 주기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통 표준 공정에서는 역세척 주기가 24~48시간으로 빨라 유충 등이 번식하고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지만, 활성탄지는 역세척을 자주 할수록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역세척 주기가 긴 편이라 유충이 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깔따구가 알을 낳고 유충으로 성장하기까지 20~30일이 걸리는데 활성탄지 세척 주기는 그보다 길어 유충 발생을 막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는 것이다.

 


합동 정밀조사단 조사 결과 발표
그런데 애초에 왜 덮개가 없었을까?

인천광역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부터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의 유충 발생 원인 파악을 위해 ‘인천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 정밀조사단’을 구성해 조사했다.

 

조사단은 당초 발표대로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서 유출됐다고 재차 확인했다. 배수지 등으로 유출된 유충의 체내와 머리·꼬리 부분에서 활성탄 미세입자가 확인된 것.

 

 

요컨대 덮개 시설이 없이 운영된 활성탄 수조가 문제였던 것인데 ‘애초에 왜 노출된 상태로 설계되었을까’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합동 정밀조사단의 대책
시설개선 + 전문인력 수급

대책에는 활성탄 여과지 이중 출입문과 방충시설 설치, 여과지 상부 덮개 시설 설치, 역세척 주기 단축, 세척 속도 상향 등이 포함됐다. 

 

덧붙여 노후화된 수도시설의 신설·개량을 위한 사업예산 집행과 전문·기술 인력 보강도 제안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고도정수시설용량은 일일 510만㎡에서 820만㎡로, 관망의 길이는 15만㎞에서 21만㎞로 증가했던 반면, 수도사업소 인력은 12만9천 명에서 11만7천 명으로 도리어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밀조사단은 수도사업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전문인력 이탈을 최대한 억제하는 인사원칙을 시행하고, 석사 이상 전문인력을 확보할 것을 추가로 제안했다고 한다.

 

즉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거대한 수조 형태의 여과 장치에 뚜껑이 없거나 차폐 구조가 아니라면 이물질이 유입될 수도 있다고 의심하는 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다.

 

위생 관념 차원의 문제로 보이기도 하는데 과도한 일축일까.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현재 운영 중인 광역 정수장을 대상으로 정수장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 유충 등 생물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정수장 개선에 들어갔고, 광역 정수장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22000) 도입에 착수했다.

 

 

뚜껑 없는 게 문제면 뚜껑을 덮으면 될 일
천문학적 예산 들인 스마트화 지금 꼭 필요한가

다시 수도 관리의 스마트화 얘기로 돌아가 보자. 최신 기술을 도입해 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필요한 일이다.

 

당국에서 밝힌 계획들에 따르면 앞으로 불과 2~3년이면 전국의 상하수도 관리체계가 ‘스마트’해진다. 분명 좋은 일이다. 

 

“녹물과 이물질의 온상, 노후 수도관 교체는 언제쯤…”

다만 이번 유충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상수도 처리 과정에서 외부 이물질이 유입되지 않는 밀폐 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 스마트화와는 지향점이 다소 엇나간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굳이 이러한 의문을 가지는 이유는 가정용수의 녹물 등을 직접 유발하는 노후 수도관 교체 문제는 예산 등의 문제로 발 빠르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 때문이다.

 

자꾸 ‘뚜껑’이라 표현하니 우습지만, 우리가 궁금한 건 여전히 뚜껑 문제다. 여과시설에 ‘뚜껑’에 닫지 않아 문제가 생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든 시설을 스마트화한다는 것. 뚜껑을 잘 닫는 것만으로는 안 될 일인 걸까.

 

곱씹어볼수록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