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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가지 효소가 살아있는 ‘쌀누룩’ 개발한 천연발효조미료 명인, 요리연구가 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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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쑥쑥 높여주는 누룩 만들었지요”

[ 시니어가이드 김미란 기자 ] 발효조미료의 명인 이인자 요리연구가 부엌에는 소금과 설탕이 없다. 대신 천연발효조미료인 쌀누룩과 소금누룩이 있다. 쌀누룩과 소금누룩을 쓰면 소금, 설탕, 조미료, 기름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감칠맛까지 더해진다.

 

 

 

56세에 일본으로 유학

쉰여섯이라는 나이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25년간 기업체, 대학, 문화센터, 야간강좌까지 쉴 틈 없이 채워질 정도로 인기 있는 일본어 스타 강사였다. 나이 50세가 넘어서도 대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살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다. 나이가 들어도 품위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가 평소 꿈꿨던 요리연구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단순히 음식 만드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치유의 식생활, 자연 장수식’을 추구하는 ‘매크로바이오틱(Macrobiotics)'요리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매크로바이오틱은 신선한 재료를 많은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재료가 지닌 건강한 에너지를 섭취하자는 것이다. 현미나 통밀을 먹고 천연조미료를 사용하며 제철 재료를 먹는 것이다.

 

교육과정을 마치고 한 달에 한 번씩 구마모토현 미사토죠 마을에서 한국 발효음식에 대한 강의를 했다. 그 당시(2011년)에 일본에서는 원전 사고 이후 2차 세계대전 때 방사능에 피폭당한 사람들의 식생활이 재조명되었다. 피폭 당한 사람 중 건강한 사람을 조사해보니 미소된장을 많이 먹었다. 일본 사람들이 즐겨 먹는 미소된장이나 일본 술은 쌀누룩을 기본으로 만든다. 일본에서 ‘마법의 조미료’라고 부르는 쌀누룩과 소금누룩 열풍이 불었다.

 

쌀누룩을 배우고 싶었지만 일본에서 10년 넘게 사귄 요리선생님들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한국 발효음식 강의를 듣던 할머니 한 분이 이인자 요리연구가의 성의 있는 수업과 열정에 감동해 선뜻 가르쳐주신다고 해서 배울 수 있었다. 그러다 일본의 ‘쌀누룩 발효명장’인 미사토죠 시노즈카 선생을 만나서 쌀누룩 발효기술을 전수받았다.

 

“쌀누룩은 100여 가지 효소가 살아있어요. 쌀누룩으로 만든 발효조미료, 발효음료, 소스들을 제 가족과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맛보게 해주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건강식이라 빨리 맛보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누룩으로 만든 음식 고혈압 예방, 비만 억제한다

혀는 ‘오미(五味)’를 느낀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다. 여기에 맛의 풍미를 더 깊게 해주는 감칠맛이 더해져야 오미가 된다. 감칠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누룩으로 만든 발효음식이다. 누룩은 쌀, 보리, 밀, 콩 등 곡물에 누룩균을 번식시킨 것이다.

 

쌀누룩에는 아밀라아제, 프로테아제, 리파아제 같은 소화 효소가 있어서 소화를 돕고 장의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을 예방하고, 비만을 억제하며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며 면역력을 강화시켜준다.

 

소금누룩은 쌀누룩에 소금과 물을 섞어 2차 발효·숙성시킨 일본의 전통조미료다. 소금누룩에는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고 음식을 만들 때 소금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염분은 낮추지만 감칠맛이 풍부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쌀누룩 발효식품 개발

2013년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국 고유의 쌀누룩 발효식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16개 이상의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외 기술보급에도 힘을 기울여 예비 창업자를 위한 발효기술 멘토링을 실시하며, 관련 저서 발간 및 공개강좌, MBC와 부산 KBS 등 여러 방송과 매체를 통해 ‘쌀누룩 발효식품’의 우수한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상을 수상했으며 12월에는 ‘쌀누룩 발효조미료 및 발효장 부문’ 에서 한국 명인으로 선정되었다.  2015년에 '하늘밥상 소금누룩', 2020년엔 '쌀누룩 소금누룩 감칠맛!'이라는 요리책을 출간하는 등 저자로서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녀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서울 연희동에 있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에서 발효음식 강의를 한다. 무조건 소금을 적게 쓰는 것을 저염식으로 알고 있지만 소금을 적게 쓴다고 나트륨이 낮아지는 건 아니다. 그녀가 만든 소금누룩, 간장 누룩을 음식에 넣으면 풍미를 끌어올려 다른 조미료보다 요리의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 소금누룩은 소금과 비교했을 때 염분이 1/4정도 낮아져 건강하게 저염식을 생활화할 수 있다.

 

현재 울산시 울주군에서 ‘소금누룩익는마을’을 경영하면서 발효식품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일본, 중국, 헝가리, 몽골 등에도 우리 발효식품을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사진 네오이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