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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식으면 몸도 마음도 늙어 심장 뛰는 일이 나이도 잊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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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모델 어워드 올해의 시니어 모델상 수상, 리송

[ 시니어가이드 김미란 기자 ] MBN에서 방영했던 ‘오래 살고 볼 일, 어쩌다 모델’은 시니어모델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비록 최종 우승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독특한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리송’ 모델이 있었다. 그녀가 주인공으로 나온 MBN의 유튜브 동영상은 26만 회를 기록했다. ‘70년간 만든 주름이다. 주름엔 나의 생각이 담겨 있다. 나에게 한계를 두지 마라.’ 수많은 어록을 남긴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사진  조도현 기자

 

 

어떻게 시니어모델이 되었나
모델은 키가 큰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키가 작아서 모델 할 생각을 못했다. 어느 날 남편이 신문에 시니어모델 광고를 스크랩 해와서 한번 해보라고 했다. 2019년 5월에 제이액터스라는 시니어모델 학원에 찾아가서 1시간 수업 참관을 하고 바로 등록했다. 등록하고 그날로 1시간 워킹을 했다. 학원 다닌 지 3개월이 됐을 때 현대백화점에서 패셔니스타를 뽑는 대회에 참가하게 됐고 TOP 10에 선정됐다. 그렇게 모델을 시작하게 되었다.


모델이 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고등학생 때 유난히 화학 과목을 좋아했다. 화학시간이 끝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할 정도였다. 약대를 갔고 약사를 1년 반 정도했다. 하지만 난 ‘진정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집에서 따뜻하게 반겨주며 맛있는 음식 해주고 아이들 곁에 친구처럼 선배처럼 있고 싶었다. 약사라는 직업 대신 전업주부를 선택했고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았다.


카리스마가 넘친다. 넘치는 끼를 어떻게 누르고 있었나
친구들도 그 많은 끼를 어떻게 상자 속에 넣고 밟아가며 살았냐고 묻는다. 살다보면 결정할 일이 너무 많다. 결정할 때는 가장 단순화시키는 게 내 방식이다. 이 시점에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인가 생각했더니 '사랑' 이더라.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 소중해 전업 주부를 선택했다. 직업은 아니고 취미로 연극을 했다.

 

연극은 언제 했나
39세부터 49세까지 10년 동안 아마추어로 연극을 했다. 1년에 2편씩 공연을 했다. 정말 행복했다. 아이들이 학교 갔다 오는 3시에는 무조건 집에 돌아왔다. 취미가 독서인데 책 읽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고, 어느 날인가부터 뭔가가 목까지 차오른 느낌이었다. 소리들을 밖으로 내고 싶었다. 연극을 본 적도 없었는데 연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만 단원이 되는 아마추어 극단이었다. 2018년에는 안톤 체홉의 ‘청혼’을 무대에 올렸고 주인공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다니는 피트니스 센터의 복도가 길다. 복도에서 30분 정도 워킹 연습을 하고, 1시간 이상 근육 운동을 체계적으로 한다. 모델을 하기 전에도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했다. 몸도 그 사람의 정신을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을 안 해야 될 이유가 20가지는 생각난다. 늘 자기와의 싸움이다.


식사는 어떻게 하나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 아침을 제일 든든하게 먹는다. 아침 운동 마치고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아침을 먹고 점심 겸 저녁을 3시나 4시쯤 먹는다. 모델 학원에 갈 때는 동료들과 점심을 사 먹기도 한다. 아침 식사는 늘 같다. 삶은 감자 1개, 구운 달걀 1알, 곡물 식빵 한 쪽에 리코타 치즈와 메이플 시럽 발라서 커피와 먹고, 물김치를 빼놓지 않고 먹는다. 한 달에 2번 물김치를 담근다. 물김치의 국물을 소스처럼 쓴다. 국물에 참외, 파인애플, 자몽, 아보카도, 오이 등 먹고 싶은 채소와 과일을 듬뿍 썰어 넣어 먹는다.

 

 

옷을 잘 입는다고 소문이 났다. 패션에 대한 생각은
난 옷에 관심이 많다.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지나가다 내 옷이다 싶은 옷이 보이면 바로 산다. 패션은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드는 옷은 내가 자연스럽게 옷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마, 면, 모시 등 천연섬유를 좋아하고 천연섬유 본연의 색을 좋아한다. 젊은 나이에는 명주나 모시로 만든 한복을 참 많이 입었다. 나이가 드니 원색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원색도 자주 입게 됐다.

 

 

 

 

 

피부가 좋다.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나
보톡스를 맞거나 시술은 하지 않았다. 20년째 매일 빼놓지 않고 하는 팩이 있다. 미강가루에 요플레를 넣어 흘러내리지 않게 되직하게 만든 후 얼굴에 바른다. 꾸덕꾸덕 마르면 미지근한 물로 씻어낸다. 레몬을 짜서 즙을 낸 후 흑설탕을 조금 넣고 녹인 후 에센스처럼 바른다. 이 과정을 앉아서 하면 일이 되지만 아침 준비하면서 바르고 씻어내면 세수하는 것처럼 일상이 된다.


리송이 본명은 아니다. 누가 지었나
남편 성(姓)과 내 성을 합해 ‘리송’이라고 지었다. 인생을 같이 살아온 합작품인 우리 이름이라 무척 마음에 든다. 남편과 나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남녀공학이었다. 우리는 1967년에 처음 만났고 결혼한 지 48년째다. 오랜 친구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예의를 차린다.

 

모델이 되고 난 후 삶의 변화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 사람들한테서 당당해서 좋았다, 그래서 인상에 남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모델이 된 후 나이 드는 게 괜찮네, 무섭지 않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나를 보고 젊은 사람들은 저렇게 늙어야겠다고 하고, 나이 든 사람은 대리만족하는 것 같다.

 

모델 하니 제일 좋은 점은
마음이 식으면 늙는다고 생각한다. 가슴이 뛰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학원에 일주일에 3번 간다. 워킹, 포즈, 연기 등을 배우는데 연기를 배우는 시간이 정말 좋다. 짧은 대사를 자기 스타일로 해석하고 표현하게 하고 촬영한다. 촬영한 걸 직접 보면 또 다른 내가 있다. 아주 사소한 움직임과 감정까지 다 드러난다. 자기와 마주하는 그 시간이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 연기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무척 예리해 많은 도움이 된다.

 

 


시니어모델 지망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그냥 오세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처음엔 어두운 표정이었던 사람들도 모델을 하니 밝고 활기차게 변하더라. 꽃이 피어나듯이 사람들 얼굴이 피어난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 좌우명은 ‘어떤 경우에도 긍정으로 코드를 맞추자’다. 긍정은 자신이 넘어야 할 게 있을 때 나온다. 삶은 1초, 1초가 모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늘을 어떻게 사는가가 10년 후의 나를 만든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누군가가 발견해서 써주면 좋겠다. 연기도 할 수 있다. 내게 합당하게 주어진 일은 피하지 않고 하겠다는 게 계획이다.

 

 

리송
•2019년 제 1회 KMA(K-모델 어워드)
시니어모델 선발대회 TOP 30인 선정
•2019년 제 1회 KMA 시니어모델 선발대회
65+ 최우수상 수상
•2019년 현대백화점 패셔니스타 TOP 10 선정
•2020년 MBN ‘오래 살고 볼 일, 어쩌다 모델’ 출연
•2021년 KMA 올해의 시니어모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