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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노인 묶었다 업무 정지, "과하다" 판결로 뒤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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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일탈이든 관리·감독 소홀이든, 재발 방지가 최우선

[ 시니어가이드 박준영 기자 ] 노인 학대 사건이 발생한 직후 필요한 조치를 하고 평소 학대 예방을 위해 노력해 온 요양원 시설장에게 학대의 전적인 책임을 물어 업무정지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판례가 나왔다.

 

광주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채승원 부장판사)는 노인전문요양원 운영자 A씨가 전남 무안군수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주문을 통해 "무안군수가 A씨에게 한 6개월의 업무정지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A씨가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했고 업무상 주의 감독 의무를 지켜온 점, 억제대 사용의 방법이나 지속시간을 고려할 때 위법성이 높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으로 미뤄 가장 중한 처분인 6개월의 업무정지처분을 내리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

 

사건의 경위

사건은 지난 해 6월, 이 요양원의 요양보호사가 90대 치매 환자의 오른팔을 감싼 뒤 억제대로 침대 난간과 팔을 고정시킨 것이 발단이었다.

 

요양보호사는 '환자가 약 복용을 거부하며 몸부림을 쳐 낙상 위험이 있었다'고 밝혔고, 시설장 A씨는 요양보호사를 퇴직 처리한 뒤 이 같은 학대 행위를 보호자와 전남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이 일을 신체적 학대로 판정했다. 

이에 무안군수는 4개월 후인 지난 10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이 요양원에 6개월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시설장인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냈다.
 

불복 소송에서 재판부는 요양원 자체의 관리·감독 체계와 정도, 사건에 대한 A씨의 즉각적인 대응, 억제대 사용이 요양보호사 개인의 일탈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에게 사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평소 소속 요양보호사들에게 노인 학대 예방 교육 수료를 독려해왔고, 실제 이 사건 학대를 한 보호사도 교육(억제대 사용 관련 내용 포함)을 받았다. A씨는 평소 입소 노인의 활동을 제재하거나 신체를 구속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미리 보호자에게 그 사유를 알리고 서면 동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에 대해 "A씨는 사건 발생을 보고받은 직후 환자 상태 확인·근무일지 기록, 기관 신고 등 필요한 조치를 즉각 취했다. 전문기관 또한 '시설이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심화되는 고령 사회, 늘어가는 학대 피해자 지켜만 볼 것인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고령화 시대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고, 요양보호 사각지대에 놓일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요양원의 관리 소홀이든, 요양보호사의 개인적 일탈이든, 이미 일이 터지고 난 다음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재발 방지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