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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천국 같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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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성만 따라 모델 데뷔한 아내 이휘 

[ 시니어가이드 김미란 기자 ] 암을 앓고 있던 아내, 은퇴한 남편이 시니어모델을 하면서 삶이 바뀌었다. 힘들고 지루하던 일상은 사라지고 매일매일 행복하고 신나는 시간이 되었다. 남편이 먼저 모델이 되었고 매니저 역할을 하던 부인도 따라서 모델이 되었다. 60대 부부가 같은 일을 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자 ‘날마다 천국 같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사진 조도현 기자  도움 제이액터스

 

 

그녀는 61세, 그는 65세에 모델을 시작했다

남편 이성만 씨는 당뇨와 고혈압이 있고, 아내 이휘 씨는 간암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내는 간암 수술을 2번이나 했고 누워 있는 시간이 길었다. 남편은 65세에 은퇴하고 집에 있었다. 집에서 무료하게 지내는 걸 본 딸이 아빠한테 어울릴 거라며 시니어모델을 하라고 권했다.

 

그는 배만 볼록 나온 체형이었다. 테니스를 가르치기도 하고 40년 동안 다양한 스포츠를 했지만,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건강한 생활을 아니었다. 딸의 권유로 시니어모델을 시작하고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2018년 7월부터 시니어모델 아카데미에 다녔다. 워킹 수업에서 허리 펴고 똑바로 서라, 팔 자걸음 걷지 마라 등의 교육을 받으면서 살이 빠지고 키가 커지고, 체형이 달라졌다. 체중이 7kg 빠졌고, 허리 사이즈는 2인치가 줄었다. 살이 너무 빠지니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 때문인 걸로 생각해 병원에 찾아갔다. 의사가 건강하게 살이 빠지고 있고 당뇨와 고혈압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1년 만에 6kg 빠지며 모델 체형으로 변해
“처음엔 모델이 재미있다는 생각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델로 제대로 성공하고 싶어졌어요. 워킹을 배우는 수업 시간이 기다려지고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아카데미에서 집 근처까지 하루에 3만 보를 걸었어요. 1년이 지나니 배가 쏙 들어가고 체형이 모델처럼 변했어요.”


아내 이휘 씨는 모델이 아니라 남편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남편의 프로필을 30군데 넘는 광고 에이전시에 보내고 찾아다녔다. 남편이 패션쇼를 할 때는 스타일리스트이자 조수 역할을 자처했다.


“저는 날씬하지도 않고 예쁜 얼굴도 아니에요. 모델을 할 생각조차 안 했어요. 남편이 멋진 모델이 되기만을 바랐어요. 1년이 지나니 남편이 살이 빠지고 모델처럼 멋진 몸매가 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저도 살을 뺄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보고 싶었어요.”

 

 

옆에서 지켜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달랐다. 한 달 동안 기본자세를 배우는데 지루하고 너무  재미가 없었다. 한 달이 지나니 워킹 수업 시간에 틀어주는 음악이 귀에 들어왔다. 음악이 들리기 시작하니 지루하던 워킹 수업 시간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그녀는 음악을 좋아해 피아노, 아코디언, 드럼 등의 악기를 치고 새로운 악기를 배우기를 좋아한다.

 

 

 

 


그녀는 심한 팔자걸음에 허리가 아파서 엉덩이를 내밀고 걷는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은 허리를 똑바로 펴고 일자로 걷고 있다. 워킹이 걸음걸이 마저 바꾸게 했다. 체중도 6kg이 빠졌다. 모델 수업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헤어 염색 모델을 하게 되었다. 변변한 프로필 사진도 없었는데 덜컥 붙었다. 남편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광고 모델을 먼저 하게 됐고 나중에 남편도 같이 촬영하게 되었다.


부부가 같이 활동하면서 광고, 방송 출연 늘어

“운 좋게 제가 광고 촬영을 먼저 하게 됐지만 전 아직 많이 부족해요. 살도 더 빠져야 하고 연습할 때도 실수하니 더 노력해야죠. 하지만 남편하고 같이 쇼를 하거나 광고 촬영을 하면 정말 든든해요. 부족한 나를 남편이 받쳐 주니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부부가 함께 시니어모델을 하게 되면서 행운의 여신이 손짓을 하는 것 같았다. 광고, 패션쇼, 홈 쇼핑 출연, KBS 공익광고 등 일이 늘어났고 방송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다. 탭댄스, 스포츠댄스, 드럼, 테니스 등 춤과 스포츠, 악기 등 모든 것을 함께 배운다. 한 몸처럼 항상 함께 움직인다.  

 


평범한 부부가 시니어모델을 하면서 무대 위에 선 상대의 모습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남편 “분명 집에서는 평범한 주부의 모습이었는데 무대에 선 모습을 보면 내 아내가 아닌 모델 이휘가 있어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요. 연예인을 보는 것 같아요.”


아내 “제 눈에는 남편이 제일 멋진 시니어모델이에요. 최고예요! 67세의 나이에 저렇게 근사한 몸매와 작은 얼굴을 가진 남자는 없는 것 같아요. 아직도 콩깍지가 씌였나봐요(웃음).”

 

아내 이휘 씨는 아직 완전히 건강한 상태는 아니다. 피곤하면 안 되니 주로 누워 있거나 잠자는 시간이 많았다. 오죽하면 손주가 할머니의 특기는 ‘잠자기’라고 그림일기에 썼을까. 하지만 모델로 활동하면서는 잠을 못 자도 덜 피곤하고 활력이 넘친다.

 


 

모델로 연기자로 도전 또 도전
부부의 일상생활을 물었다. 새벽 1~2시 정도에 자고 아침 10시에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아내는 바나나, 우유, 견과류를 섞어서 갈아 먹고, 남편은 당뇨라 식사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한식으로 먹는다.


모델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는 동네에서 산책을 하거나 동대문, 가로수길 등을 다니며 함께 쇼핑을 한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매장에 자주 가서 어떤 패션이 유행하는지 체크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아내 “남편은 내성적인 성격이에요. 내재된 끼는 많은데 아직 폭발할 시점을 못 찾은 것 같아요. 모델 뿐 아니라 연기를 하면 잘할 수 있을 거예요. 모델을 하면서 연기자가 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

 

 

남편 “전 더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나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신이 제게 주신 인생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저를 찾는 곳이 있으면 재능기부도 많이 하고 싶습니다.”


아내 “전 간암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느낀 점이 많아요. 겸손하게 살다가 마지막 순간이 왔을 때 후회를 덜하고 싶어요. 남편, 자식, 이웃에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아름답게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