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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말고 낭만 챙길 때 ‘생전 안 하던 짓’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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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부부에게 절실한 관계 재설정
명분 잠시 내려두고 다시 낭만 필요한 때
생전 안 하던 짓을 해야 낭만이 돌아온다

 

은퇴 시기가 되면 생각지도 못한 불화의 씨앗들이 우후죽순 싹을 틔운다.

평생을 몸 바쳐 헌신해온 남편은 하늘이 무너지고, 이제야 좀 편하게 지내던 아내는 남편의 때아닌 시집살이에 우울해진다.

우리 부부에게 다시, 대의명분 말고 낭만이 필요한 때가 왔다는 것을 인정하자. ‘생전 안 하던 짓’을 자꾸만 할 때 비로소 낭만이 돌아온다.


박준영 기자

 

 

‘아니 이 사람이 어째 생전 안 하던 짓을 해.’

이건 사실 기분 좋다는 뜻
뜬금없이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거나, 평소 남편에게 마시지 말라고 잔소리만 하던 술 한 잔을 직접 채워줄 때 부부는 서로의 ‘생전 안 하던 짓’에 기분이 좋아진다.

 

부부 관계 재설정의 시작은 그동안 잊고 살았던 ‘오직 이 사람’만을 위한 소소한 이벤트다.

 


다시 친구 되기, 연인 되기
은퇴라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 이미 잡은 물고기였지만 이제는 스스로 어장을 뚫고 나가 주변을 배회하는 물고기라 생각하자.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싶어 관심을 갖고 작은 일에 배려하며, 그를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했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평생 같이 살아서 별꼴 다 본 사이’로 여기던 것부터 버리자. 이제는 그저 가족일 뿐인 배우자를 내 친구로, 연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부부 관계 재설정은 거창한 게 아니라 소소한 관심과 배려, 이해와 소통으로 시작한다. 쉽게 말해 젊은 시절의 낭만을 되찾는 것부터다.

 

‘효율 따지기’ 이제 내려두자
이렇게 부부 관계를 다시 친구로, 연인으로 만들 때의 가장 큰 방해물은 ‘효율’이다.

 

아내에게 ‘먹지도 못할’ 꽃 한 송이, 화장대에 숱하게 널린 듯한 작은 머리핀 하나를 선물하는 게 ‘낭만’을 되찾는 열쇠다.

 

‘기왕 줄 거라면 더 큰 걸 줘야지 저 정도로 감동이나 하겠어’ 같은 생각은 일단 버리자. 감동은 ‘비싼 값을 치렀겠구나’ 보다 ‘내 생각을 해줬구나’라는 감정에서 더 쉽게, 크게 찾아온다.

 

‘몸에 좋은 말’이라는 대의명분
평소 잔소리하던 남편의 기호나 취미를 이해하려고 시도하자. 아내의 잔소리는 보통 남편의 몸에 좋은 얘기들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몸에 좋은 잔소리만큼 남편의 ‘마음’을 지지해주는 얘기를 찾아보자. 어느새 내 동반자인 남편에게 늘어놓는 말들이 ‘맞는 말’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타박하고 상처만 주는 건 아닌지 돌이켜보자.


‘타당한 말’ 백 마디보다 믿음 표시 한 번이 더 강하다. 평생 잔소리해도 고쳐지지 않는 것을 욕하기 전에 내 잔소리가 효과도, 의미도 없는 건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해보자. 잘잘못이, 옳고 그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한 입장 차
‘은퇴 후 계획’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은퇴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남편들은 “그동안 고생한 아내와 해외여행 떠나기”라고 답했고, 아내들은 “홀가분하게 혼자서 해외여행 떠나기”라고 답했다.

 

은퇴 후 남편과 아내의 입장 차가 여실히 드러나는 결과다. 정도의 차이일 뿐 많은 노부부의 입장 차는 분명히 있다.


서운하고 야속해도 이게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으면 부부에게 남은 건 ‘그냥저냥’ 살아가거나 갈라서는 일이다. 부부는 한평생을 ‘명분’에 끌려왔다.

 

낭만을 소비로 찾자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노년은 내일보다는 오늘을 먼저 지켜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시니어들에게 특히 부부 관계 재설정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