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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0주년 맞은 가수 태진아 “인생의 황금기는 지금, 항상 변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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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전성시대다.

 

‘미스 트롯’으로 시작한 붐은 꾸준히 이어져 트로트는 이제 나이 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라 하나의 ‘취향’이 됐다. 트로트를 가장 좋아한다는 초등학생들도 많아졌다는 게 그 증거가 아닐까. 이렇게 트로트가 부활한 건 이 장르를 꾸준히 유지해온 이들의 공이기도 하다.


한국 트로트의 명맥을 이으며, 명실상부 트로트 4대 천왕 중 한 사람으로도 일컬어지는 가수 태진아. 데뷔 50주년을 맞아 자신의 황금기가 언제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바로 오늘, 지금”이라고 답하는 만 68세 베테랑 가수 태진아의 황금기를 만나본다.

 

박준영 기자    자료 진아엔터테인먼트

 

 

50년 한 우물
롱런의 비결은 팬심

가수 태진아의 히트곡을 재차 언급하는 건 아마도 지면 낭비일 것이다. 무심코 트로트를 흥얼거릴 때면 어느 순간에는 꼭 태진아의 곡이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 태진아가 우리 삶을 대변하는 노래로 다가온 지 벌써 50년이다.


“제가 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노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자, 목적 그리고 원동력은 제 노래를 사랑해주는 팬입니다. 팬 여러분이 계셨기에 오늘에 제가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부고에 펑펑 울며 쓴 ‘공수래공수거’
아들 이루가 애절한 멜로디 붙여
기념 앨범 타이틀곡 ‘공수래공수거’는 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헌정곡’으로도 알려졌다. 실제로 그가 데뷔 50주년을 맞아 ‘공수래공수거’를 주제로 작사하던 시기에 이 회장의 부고를 듣게 됐다.

 

그가 ‘정신적 지주’라고 표현하는 이 회장이 마지막까지 태진아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줬다고 하면 지나친 미화일까.


“고 이건희 회장님은 제가 존경하고 사랑한 정신적 지주이자 제 영원한 멘토세요. 살아오면서 그분께 많은 걸 배웠고, 큰 도움도 받았습니다. 50년간 쭉 노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발판을 마련해주신 분이기도 하고요. 마침 준비하고 있던 공수래공수거라는 주제가 더욱 가슴에 와 꽂혔습니다. 뉴스를 보고 정말 펑펑 울면서 가사를 썼어요.”

 

 

 

가수 태진아를 가장 잘 아는
프로듀서 이루의 탁월한 선택
이번 50주년 기념 앨범의 타이틀곡 ‘공수래공수거’는 국악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쌍둥이 자매 이예랑, 이사랑의 가야금과 아쟁 연주가 태진아 특유의 한 서린 음색과 어우러져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은 아들 이루의 제안이었다.


“이루가 가수로서는 후배지만 가수 태진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잘 아는 프로듀서죠. 가사를 쓴 심정을 전하면서 작곡을 부탁했는데 1주일 뒤 이루가 직접 가이드(임시로 보컬을 녹음한 것)를 녹음해 들려줬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납디다. 거기에 아쟁 같은 발성과 발라드풍의 음색을 섞어보자고 제안한 것도 이루였어요. 탁월한 선택이었죠.”

 

 

‘콜라보’에 진심인 태진아
“살아남으려면 변신해라” 조언

태진아는 다른 분야의 동료, 후배들과 협업하는 ‘콜라보’ 작업에 애정이 깊다.
“전혀 다른 장르를 하는 후배들과 협업을 해보면 일단 제가 좀 더 젊어지는 기분이고요(웃음), 좀 더 발전한 느낌도 들죠. 이렇게 후배들과 작업을 하려면 먼저 다가가야 해요. 저 혼자 분장실 지키고 앉아있으면 후배들이 어려워하거든요. 제가 먼저 후배들 방에 들러서 인사도 건네고, 안부도 묻고, 때로는 응원도 하다 보면 어느새 서로 속 얘기도 주고받게 되죠.”

그는 후배들에게 “극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항상 변신하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시도’는 태진아의 음악적 정체성이기도 하다.

 

 

노래할 수 있어서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태진아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상경했다. 열네 살 태진아는 동생들의 학비와 생계를 위해 구두닦이부터 중국집 배달원, 식당 종업원 등 총 37가지의 일을 했다고 할 정도로 안 해본 일이 없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노숙하며 구걸하던 시절도 있다.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노래’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던 이 소년은 일하던 식당에 온 작곡가 서승일과의 인연으로 가수로의 첫발을 디뎠다.


“가수 데뷔하고 제일 좋았던 게 뭐냐고 하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좋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행복했다’고 말할 정도로요. 어디든지 가서 즐겁게 노래하면 돈을 벌 수 있었으니까 얼마나 행복했겠어요.”

 


 

태진아의 터닝포인트
‘옥경이’ 탄생 비화

그런 그를 오랜 무명 끝에 ‘가수왕’으로 만들어 준 곡이 ‘옥경이’다. 이 곡은 사실 가수 나훈아를 위해 작곡된 노래로 원제목은 ‘고향 여자’다. 작사가 조운파가 자신의 지인이 서대문 인근 ‘살롱’에서 겪은 일을 가사로 썼다.


작사가 조운파는 한 인터뷰에서 “‘고향 여자’는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빚어진 가슴 아픈 현실이 바탕이 된 곡이다”라고 밝혔다. 이후에 태진아가 ‘경제활동을 하는 능동적이고, 똑똑한 여성’의 대명사로 아내 이름인 ‘옥형이’를 따 제목을 바꾼 것이 ‘옥경이’다.


그가 무명 가수로 16년째 활동하던 때였다. 어느새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태진아는 이 곡으로 각 방송사의 대중가요 차트를 석권했고, 단번에 무명생활을 청산했다.

 


“나의 황금기는 오늘”
무대에서 쓰러질 때까지 도전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태진아는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로 아내와의 결혼을 꼽는다. 만 68세의 베테랑 가수 태진아는 음악 얘기를 할 때 가장 눈이 반짝거렸다.


자신만의 독창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의 귀와 가슴을 채우고자 새로운 시도를 마다치 않는 그는 오늘, 바로 지금이 자신의 황금기라고 확신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여러분들께서 대한민국 가수들 많이 좀 사랑해주시고, 또 모든 장르의 가수들, 대한민국 모든 가수들이 항상 사랑받을 수 있게끔 많은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 태진아는 그에 부응하기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고, 무대에서 쓰러지는 날까지 노래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