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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간 세계를 울릴 한국의 문화 콘텐츠 만든다"-혼자수 이용주 작가

싸이, BTS, 기생충, 올드보이, 미나리, 지옥, 오징어 게임.


문화가 산업과 자본이 되는 시대에 우리 문화 콘텐츠가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한때 유럽의, 미국의, 홍콩의, 일본의 문화 콘텐츠를 보고 열광했던 우리다. 바꿔 말하면 지금의 영광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콘텐츠도 영원한 선두는 없다.

 

시대조류나 유행을 타지 않고 1,000년 이상 남아 우리를 1등으로 만들 콘텐츠가 필요하다. 예로부터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 삶에 필요하며, 많은 사람이 감동할 만한 것. 세월이 갈수록 가치가 오르는 콘텐츠. 그게 바로 혼자수다.

 

박준영 기자
사진 혼자수 미술관

 

 

미술 산업은 장난이 아니다
1682년 개관한 영국 애쉬몰리언뮤지엄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이지만, 아마 1,000년 후에도 그 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의 몰락한 철강 도시 빌바오는 도시 재건을 위해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해 성공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 일로 ‘빌바오 효과’라는 경제용어가 나올 정도다.

 

 

 

 

UAE의 아부다비는 석유 보유국이지만, 유한한 기름을 팔아 무한한 샘을 파기로 했다. 바로 문화의 유정이다. 50조 원을 들여 루브르 박물관 분관,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했고, 자이드 미술관까지 조성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했다.

2018년루브르 박물관의 관람객은 1,000만 명을 넘겼다.

 

일본 도쿠시마현 오츠카 국제미술관은 세계 명화 1,000여 점의 이미지를 구매해 흙 판에 출력하고 도자기로 굽는 데 3,000억 원을 썼다. 그 결과 2018년에만 42만 명이 다녀갔다. 이 미술관의 입장료는 3만 6,000원으로 2018년 입장료 수입만 150억 원이다. 도자기의 수명만큼 앞으로 긴 세월 동안 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할 것이다.

 


우리나라 미술관의 실태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에는 현재 약 1,100여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지만, 국가나 대기업이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곳 외에는 관람이 저조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으로 우리는 미술관을 1년에 한 번이나 갈까 말까 한다. 미술에 관심이 떨어져서일까?


대림미술관은 300여 평 전시관과 140평 규모의 카페로 2018년 약 10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좋은 전시를 유치하고, 전시관에서 사진 촬영을 허용하며, 멋진 카페를 운영했다. 카페는 포토존이 돼 인스타 감성을 자극했고, 이는 자연히 홍보가 됐다. 대단한 기록이지만 여전히 국제적이지는 못 하다.

 

 

이용주의 혼자수 명화작업
건축과 패션, 디자인과 설계 등 수많은 산업의 기초 학문인 미술은 교과서로만 가르칠 수 없다.

 

미술작품은 원작 크기로 보아야 공간 활용과 색감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는 그저 이미지를 보여줄 뿐이고, 학생들은 “언제 직접 가서 보고 오도록”이라는 주문을 받는다. 문제는 미술 교과서에 수록된 400여 점의 세계 명화 중 우리나라에 있는 작품은 단 한 점도 없다는 것이다.

 

이 작품들의 원작을 보려면 24개국 168개 미술관을 찾아가야 한다.

 

‘혼을 담은 손으로 놓은 수’라는 뜻의 혼자수 작가인 이용주가 교과서에 수록된 명화 작품을 전부 혼자수로 재연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 이유다.

 

이용주 작가는 26년간 전 재산을 들여 교과서 세계 명화 200여 점과 한국 명화, 고흐, 카라바조, 클림트 등 14개 시리즈와 초상화와 풍경화, 초기 습작을 포함해 약 1,000여 점을 3,500평 규모에 전시할 작품 준비를 마쳤다. 

 

대부분 작품이 원작 크기와 같다.

 

 

 


혼자수의 가치는 희귀성
혼자수 명화는 이용주 작가가 발명 특허등록(제0451430호/2004.9.22.)한 ‘사실감 나는 손 자수 방법’으로 작업하는 독창적인 방식이다.


천 위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비단 실로 한 땀 한 땀 작업한다.

 

한 작품이 수만에서 수백만 땀으로 완성되기에 같은 작품을 같은 인원이 다시 제작해도 결과물이 달라져 작품마다 희귀성이 높다. 천으로 제작된 만큼 보관과 운반도 상대적으로 쉽다. 작은 방 정도 크기(5x7m) 안에 2~3만 점을 소장할 수 있다.


연 150억 번 도자기 명화는 어떨까?
반면 연간 150억 원의 입장료 수익을 낸 오츠카 국제미술관의 도자기 명화는 흙 판에 명화를 출력해 굽는데 며칠이면 된다.

 

같은 것을 수만 장도 만들 수 있고,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니 독창성이나 희귀성도 낮다.

 

벽에 붙여둔 작품이라면 파손 위험이 있어 아예 이동할 수 없으며, 부피가 크고 무거워 보관 용이성도 떨어진다. 운반, 거치를 위한 특별한 시설이 요구되니 해외 전시에도 큰 비용이 소요돼 해외 파급력이 제한적이다.

 


혼자수의 가치ⓛ 시간과 공력, 독창적인 기법
일반적인 자수는 선으로만 밑그림을 그리지만 혼자수는 색상까지 완벽한 회화를 밑그림 삼아, 바늘에 실을 꿰어 찌르는 ‘점 작업’, 점을 모아 ‘선 작업’, 선을 모아 ‘면 작업’을 하며, 면을 모아 ‘중복 수’ 작업으로 질감까지 표현해 ‘공간작업’으로 완성하는 노동집약적 기법이다.

 

혼자수의 가치② 어떤 소재를 썼는가
그림은 목판이나 캔버스, 화선지 위에 물감이나 먹을 붓 등을 사용해 그린다. 혼자수는 예로부터 귀하고 고급 소재로 여기는 비단 천 위에 염색한 비단 실로, 익히기 어려워 명맥이 끊긴 전통 자수법과 현대의 광학기술, 특허받은 ‘사실감 자수법’이 융합된 작품이다.


혼자수는 ‘신석기시대 뼈바늘을 쓰기 시작한 이래 인류 바느질 역사상 최고의 자수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이미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았다.


혼자수의 가치③ 미술사적으로 영향을 줬는가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점이다. 미술의 시작은 3만여 년 전 동굴 벽에 자연을 그린 이래 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작품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혼자수의 비단 실은 단면적이 둥근 삼각형이다. 즉 프리즘 효과로 빛을 분산시킨다. 여기에 실의 꼬임과 수놓는 방향을 정밀하게 계산하면 변화하는 빛과 숨겨진 빛을 표현할 수 있게 되는 원리다.

 

실제로 혼자수 풍경화 앞을 지나면 하나의화폭에 아침과 점심, 저녁이 담겨있다. 마치 홀로그램 스티커처럼 특정 위치에서 보면 갑자기 눈이 내리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실체에 접근한 입체감과 생동감을 위해 수를 겹치고 방향을 조정한 혼자수는 사실화 측면에서도 극사실주의(Hyperrealism)를 넘어서는 엄연한 하나의 미술 양식이다.


2010년 사진의 대가 스티브 맥커리는 이용주 작가와 공동작업하며 “혼자수는 사진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입체감과 질감을 표현해낸, 사실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작품”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혼자수를 소장한 세계 거물들
“화공이 왕의 어진을 한 번만 그려도 훗날 그의 작품은 문화재로 지정됩니다. 제가 작업한 초상화는 14명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소장하고 있죠. 지금도 꾸준히 작업 중이니 그 수는 더 많아질 거고요. 세월이 지나면 문화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나리자는 나폴레옹이 소장해서, 소나무의 작가 배병우는 엘튼 존이 작품을 소장하면서 유명해졌다. 이용주 작가의 혼자수도 그렇다.


UAE 마흐메트 왕세제,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터키 이스탄불시장, 영국 크리스티 회장, 프랑스 대요리사 폴 보퀴즈, 이탈리아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중국 양산곤 주석의 딸 양리 등 유명인과 성악가 조수미, 셀린 디온, 엔리오 모리꼬네, 나나무스 쿠리, 블랙아이드피스 등 음악가, 뉴스위크지, 포브스지 부회장 등 언론계 인사, 제시 잭슨 목사, 종정 진제 스님, 러시아와 그리스정교회 대주교 등 종교인들, 우사인 볼트, 준리, 이신바예바, 엘리슨 펠릭스 등 체육계 스타와 AIG 부회장, HSBC, 영국 테스코, 프랑스 쏘 드 피농스, 호주 맥쿼리, 일본 노무라 증권, 중국 가오화 증권, 싱가폴 케펠 외 국내 대기업 그룹 회장 등의 재계 거물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한 세계적 유명 인사들이다.

 

 

 

 

 

 

 

 


모나리자의 수명은 700년
회화의 수명은 물감이 좌우한다. 유화물감은 유리가루, 오일과 테라핀, 먹은 그을음과 아교로 만든다. 유리가루나 그을음은 오래 가지만 그것을 화판에 접착시키는 테라핀과 아교는 500년을 버티기 힘들다.


그린 지 500년이 지난 모나리자도 물감이 부서져 내려 보수했지만, 향후 200년 안에 수명을 다한다. 전주 경기 전의 태조 이성계 어진도 그린 지 460여 년 만에 부서졌다. 이를 다시 그린 것이 150여 년 됐는데 조선조의 양식을 그대로 담았다는 이유로 국보 317호로 지정됐다.

 

이처럼 어떤 명화든 그린 지 500~700년이면 원작은 사라지고 복제품이 그 격을 대신한다.


반면 혼자수에서 물감 역할을 하는 비단 실은 수명이 놀랍도록 길다. 평양 석암리 왕우묘의 비단 자수는 약 2,000년 된 작품이었으며, 순천 선암사 의천의 가사 자수는 960년이 넘었어도 아직 선명하다.


비단의 수명은 좀과 곰팡이, 습기로 단축될 수 있지만, 통풍과 온·습도가 원인이니 현대식 건물과 수장시설 속에 보관하면 걱정 없다. 혼자수에 옻을 사용하면 이보다 수명은 더 길어진다.


즉 현존하는 명화들이 각각 700여 년의 수명을 다할 때, 2,000년 수명의 혼자수 명화들은 모두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이 되고, 혼자수 미술관은 교과서 속 세계 명화를 무려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독보적인 시설이 된다는 얘기다.

 


미술을 몰라도 전율하는 혼자수
2014년 ‘이용주 실크 자수전’에는 8일 동안 5만 5,000명이 방문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국내 전시회 사상 이례적인 기록이었다.

 

많은 유명인이 혼자수 작품을 소장하고, 작품을 보러 찾아오는 이유는 자수라는 인류 공통의 문화의 특성상 인종, 나이, 학력, 미술적 소양과 관계없이 작품을 보는 순간 사실감과 정교함에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전율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용주 작가는 “특히 초상화관에는 세계적인 인물들의 모습을 한국 방문 전 선작업해 본인을 초대하고, 세계인들이 염원하는 ‘BTS 전’, ‘비틀즈 전’처럼 문화적 이슈에 대응하는 전시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손으로만 작업한 극세예술품
이용주 작가의 꿈은 혼자수 미술관을 인류문화유산으로 남기는 것이다. 아울러 그에게는 교육에 대한 꿈도 있다. 자신만의 ‘오감발상법’을 전수해 한국의 아이들이 세상에 없던 영역을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혼자수 전시관에 찾아온 서울, 대구, 경북의 전·현직 교육감들이 ‘살아있는 교육 현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혼자수로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여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흔한 자수를 창조적 예술로 승화시켜 여태 미술에서 표현하지 못하던 ‘변하는 빛과 색’을 표현한 작품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만지고, 냄새 맡고, 소리로 듣는 미술을 가르치고 싶어요.”


2천 년을 함께 할 혼자수
이용주 작가는 미대 출신이 아니다. 1974년 자수에 입문한 그는 미술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는 순간 전율하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고흐는 하루에 한 점을 그렸지만, 이용주는 아내와 함께 작은 작품이라도 20일씩 소요되는 정성으로 세상에 없던 작품을 만들어 냈다.


초기 15년 동안 별 소득 없이 앉아서 수만 놓다 보니 병이 생기고, 깊어졌다. 최근 그는 신장이식 수술까지 받았다.


“메디치 가문처럼 작품 제작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뜻이 통한 귀인이 나타나 미술관을 제공하고, 저는 작품을 미술관에 채워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 꿈같은 계획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2,000년을 이어갈 혼자수 미술관의 머리말에 함께 기록되고, 대를 이어갈 명분에 동감하는 사업적 안목 있는 당신의 결정을 기다립니다.”


이용주 작가는 혼자수를 세상에 남기기 위해 일생을 바쳤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제 이 작품세계를 담을 그릇만 준비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