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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자가 샴푸 샴이라고?!” MZ 세대가 귀여워서 변용하는 한자들

시니어는 한자 세대다. 과거 신문의 주요 단어는 모두 한자였다. 한자를 읽지 못하면 뉴스의 맥락을 모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요즘 MZ 세대보다 한자 활용 능력이 월등하다.

 

그런데 반대로 시니어는 모르고 요즘 애들만 아는, 아니 사실은 같은 글자를 시니어와 요즘 애들이 다르게 읽는 몇몇 한자들이 등장해 화제다

 

㔽(술통 유)
뜻글자인 한자는 옛 상형문자에서 온 형태가 남아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글자도 그렇다. 다만 자주 쓰는 한자가 아니기에 시니어도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MZ 세대에게 이 한자는 ‘샴푸 샴’이다. 느낌이 왔는가? 아직도 의아하다면 지금 바로 욕실로 가서 샴푸 용기를 한번 보고 오자.

 

 

 

爿(나무 조각 장)
시니어에게는 주로 ‘변’에 쓰이는 한자로 익숙할 것이다. 이
‘나무 조각 장’ 변이 붙은 글자도 여럿 댈 수 있을 것이다. 대
표적으로 ‘將’, ‘裝’, ‘壯’, ‘狀’ 같은 글자들이 있다.


MZ 세대에게 이 글자는 ‘뉘신지 뉘’다. 그렇다. “실례지만 그쪽은 爿신지?” 할 때의 그 뉘다. 나도 모르게 ‘뉘’대신 ‘爿’를 써버렸을 정도로 딱 들어맞는다. 당신은 구별할 수 있는가? 지금 써진 이 爿가 뉘인지 爿인지 말이다. 당신의 시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다.


冏(빛날 경)
이쯤 되면 눈치챘으리라. ‘아하, 글자 모양이랑 비슷한 형태
의 물건이나 한글로 쓴다 이거구만?’

 

맞다. 그래도 이 글자는‘빛날 경’ 그대로 읽을 것 같지 않은가. 이 글자는 앞선 두 글자에 비해 상당히 ‘한자스러우’니까.

 

MZ 세대에게 이 글자는 ‘하품 하’다. 무슨 헛소리냐고? 일부러 하는 하품 말고, 정말 피곤하거나 졸려서 당신이 ‘찢어지게’ 하품하는 동안 자기 얼굴을 영상으로 찍어보자. 그 영상을 보고 나면 이제 이 글자는 ‘하품 하’가 된다.

 

 

串(땅 이름 곶)
물론 이 글자는 시니어고 MZ 세대고 간에 한국인에게는 ‘양꼬치를 파는 식당’이라는 표시다. 사실 이 글자는 ‘丳(관)’의 본자(本字)로 ‘땅 이름 곶’으로는 우리나라에서만 쓴다. 고대에 화폐로 사용되었던 조개를 실로 꿴 모양을 본뜬 글자다.

본래의 뜻은 ‘땅 이름 곶’, ‘꿸 관’, ‘꿰미 천’, ‘꼬챙이 찬’ 등으로 다양한데 어쨌든 딱 봐도 뭘 꿰어놓은 걸 형상한 글자란 건 외계인이라도 예상할 만하다. 그럼 MZ 세대는 뭘 꿰어놨다고 볼까?

 

MZ 세대에게 이 글자는 ‘떡꼬치 떡’이다. 억지라고? 인정한다. 그래도 요즘 애들에게 이 글자가 ‘떡꼬치 떡’으로 읽힌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冎(뼈 발라낼 과)
이렇게 생긴 ‘뚜껑’이 달린 글자를 우리는 몇 개 안다. 보통 ‘과’로 읽히는 글자들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발라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는 ‘발라낼 과(剮)’다. 어린 시절 무협지나 삼국지처럼 고대 중국사 이야기에서나 나올 법한 형벌의 일종인 ‘과형(살을 발라내는 형벌, 사형보다 높은 수위)’에서 이 글자를 쓴다. 즉 이 ‘과’ 자는 ‘살 발라낼 과’다. 그럼 冎, 이 글자는 뭘 발라낸 과 자일까.


안에 있던 네모가 빠졌으니 ‘뼈 발라낼 과’다.

 

그럼 MZ 세대는 어떻게 봤을까? MZ 세대에게 이 글자는 ‘유에스 비’ 자다. 갑작스런 외래어에 흐름을 놓쳤을까 두렵다. 당신이 생각하는 USB 메모리 또는 커넥터의 그 ‘유에스 비’가 맞다. MZ 세대의 ‘다르게 보기’ 능력, 어떤가?

 


甴(쓸 삽, 연유할 유)
‘삽’ 또는 ‘그러한 연유로…’라고 할 때의 ‘유’ 자로도 쓴다. 다만 이때는 세로획이 아래까지 쳐진 ‘由’ 자를 쓰는 게 더 맞다. 어쨌든 다른 글자처럼 우리가 흔히 쓰는 글자는 아니다. 그래도 이 글자는 시니어들도 이미 눈치챘을 수도 있겠다.


MZ 세대에게 이 글자는 ‘마우스 마’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이 이상 설명하는 건 독자들의 ‘센스’를 믿지 못 하는 것 같으니.

 

 

 

冊(책 책)
이 글자는 자주 볼 수 있는 만큼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 하는가? 오산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북유럽 수준의 창의력 교육은 아닐지라도 단순 암기와 주입식 교육에서는 많이 벗어났다. 요즘 애들의 문맹 수준의 한자 능력, 대신 월등히 향상된 창의력과 응용력으로 MZ 세대에게 이 글자는 ‘칼림 바’ 자다.


칼림바는 요즘 굉장히 유행하고 있는 악기다. 비싸지 않고, 연주하기도 어렵지 않다. 그러면서도 청명하고 고운 소리를 내줘 인기다.

 

 

奀(파리할 망)
안색이 파리하다, 핏기가 전혀 없다는 뜻을 가진 한자다.
MZ 세대에게 이 글자는 ‘콩쥐야 奀대써 좃’이다. 이건 또 무슨 소리냐고? 직관적으로 알아듣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영상 하나를 올려둔다. 오른쪽의 QR 코드를 스캔해 유튜브에서 유행했던 4초짜리 짧은 영상을 보고 오자.

 

마치 콩쥐 대신 물이 새는 독을 막고있던 두꺼비가 버티다 못해 터져 나오는 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듯하다. 이 영상에 더빙된 “콩쥐야 X됐어”라는 목소리가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 화제가 됐다.


‘콩쥐야奀대써 좃’은 이 유머(MZ세대는 이런 걸 유행어나 유머가 아니라 밈이라고 표현한다)를 소재로 한 글자 유희다. 구구절절 설명하기는 좀 어렵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아, 물론 실제로 “X됐다”에서 쓰는 ‘X’의 철자는 지읒 받침이 맞다. 그냥 재미로 너그럽게 봐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