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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갈등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웬수보다 못한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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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한테는 좋은 음식, 좋은 옷, 좋은 환경에서 모든 것을 다 갖춰 주고 싶은 것이 곧, 부모의 마음이다. 오죽하면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이쁜 내 새끼’라고 할까. 이렇게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 왜 머리 커서는 원수보다 못한 단절 관계로 전락해버릴까?

 

고희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관계에 있어서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같은 맥락으로 자녀가 평소 가정 내에서도 부모에게 칭찬받으면 으쓱해져 자존감과 리더십이 생긴다고 해 필자는 항상 아이에게 “너는 잘 될 거야” 칭찬했다.

 

집에 친구들을 몰고 놀러 오면 다른 집 부모들은 “나가 놀아” 하던 때 나는 “친구들 많이 데리고 오너라” 했고, 그 바람에 우리 집을 모르는 친구가 없을 정도였다. 아이들이 놀러 오면 나는 간식 만들고, 아이는 친구들에게 책이나 장난감을 보여주며 놀았다.

 

그런 아이를 보며 내심 뿌듯하게 여겼다.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존댓말을 가르치기 위해 신혼 때는 서로 반말을 하다가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서로 존대를 했고, 그 덕분인지 지금도 우리 아이는 존대어를 잘 사용하는 편이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심리학자 존 왓슨(John Broadus Watson, 1878~1958)은 ‘환경이 유전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한 지인의 사례다. 만날 때마다 부모, 형제, 자식 흉을 보며 투덜거리는 이다. 우스운 건 그 집 아이가 우리 아이 친구인데 그 애도 부모처럼 친구를 만나면 자기 가족 흉을 보며 불만을 토로한다는 거다. 자식을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는 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하루는 그이가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자 아이가 “엄마. 할머니가 전에 엄마한테 똑같이 말씀하셨을 때는 ‘그런 소리 하지도 마!’라고 했으면서 나한테는 왜 그래요?”라고 했단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고 했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부모-자식 간 대화는 시간두고 골을 좁혀야

직업상 부모-자식 간의 갈등에 대해 조언할 때가 있다.

 

나는 보통 “어떤 자식이든 성장하면서 부모에게 반론을 제기하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 자아가 발달하는 시기라는 의미이니 먼저 어엿한 한 사람의 의견으로 여기고 받아들이고, 다툼이 생길 정도의 상황이라면 잠시 시간을 가졌다가 다시 대화를 시도하시라”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부모-자식 간 갈등 상황에 통용되는 내용이라서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를 두라’는 건 ‘서로의 입장 차를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는 얘기기도 하다. 당장 눈앞에서 감정까지 섞어서 자신의 결정(또는 가치관)만을 내세워 다투면, 골은 깊어지고, 감정이 치닫다 못해 결국 안 보는 사이가 돼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성격 차이가 심한 부부는 이혼으로 관계를 단절하지만, 혈연인 부모-자식 간의 관계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아예 멀리 떨어져 살며, 안 보고 사는 경우가 많다.

 

가까이 살면서 지지고 볶느니 차라리 멀리 있어 안부라도 묻는 관계가 나은 것이다.

 

 

가족 갈등은 집안사 아닌 사회문제

가족 간 관계 갈등에 대한 영국의 설문조사에서 ‘나는 현재 가족과 연락을 끊고 지낸다’가 8%, ‘가족이 나와 연락을 끊었다’가 19%, ‘가족과 연락을 끊고 지내는 사람을 안다’가 27%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편 한국보건사회 연구원 조사에서 나타난 ‘가족 갈등 발생 시 대처방식’을 보면 ‘대화를 나눈다’가 46.2%, ‘그냥 참는다’가 34.8%, ‘격렬하게 논쟁하거나 고함을 지른다’가 10.8% 순이었으며, 기타 ‘폭력으로 해결한다’ 등의 답변도 있었던 반면, ‘전문기관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한다’고 답한 경우는 불과 3.1%밖에 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현재 한국의 가족 갈등을 ‘집안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족상담센터가 늘어나는 이유다.

 

 

부모-자식 갈라놓는 잔소리

‘잔소리’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그 말.

2.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

 

또 다른 지인의 사례다.

 

맞벌이 부부인데 친정엄마가 살림을 봐주시러 오시는 날이면 잔소리가 듣기 싫어 일부러 집에 가실 시간 즈음에 맞춰 느지막이 귀가한단다.

 

연로한 친정엄마가 살림을 도와주시는 것에 늘 고마움을 가지면서도, 그 뒤에 항상 붙는 잔소리, “얘, 그릇은 설거지해서 말린 다음에는 엎어놓지 말고, 바로 놓아야 복이 들어와”, “도마를 세워 놓으면 서방이 바람을 핀댄다” 같은 잔소리를 끝도 없이 해 퇴근 후에 휴식은커녕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과연 잘되라고 하시는 말씀이 맞을까? 자식의 일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이야 모를 리 없지만, 세상만사 ‘과유불급’이라 했다.

 

필요 이상의 조언은 잔소리일 뿐이고, 상대를 긍정적으로 변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그저 피곤하게 한다. 게다가 모든 대화는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가족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약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당연한 얘기다. 사회생활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해소할 가족관계가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니 말이다.

 

삶이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다.

일터에서 또는 사회적 관계에서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싫은 감정이나 내색을 속으로 삼키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렇게 외부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 방법이 없는 개인은 비교적 쉬운 상대, 즉 가족에게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된다.

 

시니어, 낀 세대가 겪는 삼중고

지금의 시니어는 이른바, 낀 세대다. 위로는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고, 아래로는 자식들을 양육해야 하는 이중고(二中苦)고 에 시달린다.

 

정작 자신들은 백세시대에 노후를 영위하기 위한 준비마저 해야 하니 무려 삼중고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를 겪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에 큰 공을 세우신 세대다. 우리 다음 세대는 그런 고생이라곤 해본 적 없는, 먹을 것이 없어 못 먹는 건 상상도 못 하고,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안 먹는 세대다.

 

세대 간에 성장 환경이 180° 다르다. 이런 세대들 간의 가치관 대립은 좁힐 수 없다. 이 점을 인정하고, 중간 어느 지점에서 타협도 해야 한다.

 

 

항상 강조하지만, 모든 갈등의 해결방안은 원만한 ‘소통’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관계는 결국 대화가 단절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통은 언제나 동등한 관계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편으론 부모-자식 관계는 ‘효’가 전제된 관계라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희지

* 다가치포럼 사회적협동조합 경기북부지사장

* 갈등관리/협상 전문가

* 웹프로그래머

* 직업상담사

* 종로구청 ‘이웃 주민 갈등 사례와 해결방안’ 강의

* 신한대학교 ‘세대 공감! SNS!’ 강의

* 가평 한석봉도서관 ‘영상 크리에이터 유튜브 과정’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