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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수로 만나는 세계명화] 인상주의의 아버지, 마네 〈피리 부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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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담은 손으로 수놓은 ‘혼자수’ 이용주 작가가 원작 크기 그대로 혼자수 작업한 세계명화를 소개하고,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전한다.

 

글 이용주 작가

 

 

마네(프랑스)는 현대 생활을 그린 최초의 19세기 화가로
미술사에서 사실주의에서 인상주의로의 화풍 전환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했다.

 

마네는 누구인가
에두아르 마네는 1832년 파리에서 태어나 51년 후인 1883년 파리에서 51세로 죽었다. 법관이던 아버지가 화가지망을 허락해 주지 않자, 17세 때 남아메리카 항로의 견습 선원이 됐다. 해군이 되기 위해 시험을 보기도 했으나 낙방했고, 결국 그는 화가가 됐다.


마네는 1850년에 토마 쿠튀르 화숙 (畵塾, 아틀리에)에 들어가게 되고, 18세부터 24세까지 그림을 배운다. 그러나 아카데믹한 역사 화가인 스승에게 반발해 자유 연구의 길을 걷는다.

 

낙선, 또 낙선
마네는 27세부터 살롱(미술 전시회)에 출품했고, 1861년 입선하기도 하지만, 초기부터 이색적이었던 그의 작품은 대체로 낙선작이 많았다. 대신 보들레르나 고티에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다.

 

마네는 31세에 출품한 〈풀밭 위의 점심〉과 33세 때 〈올랭피아〉로 세상의 비난과 조롱을 받지만, 색면의 밝음을 강조한 혁신적인 화풍으로 피사로, 모네, 시슬레 등 젊은 화가들과 카페 게르부아의 모임을 가지며, 활발하게 활동한다.

 

인상주의의 아버지
야외 태양 아래 자연의 빛과 대기의 변화에 따라 색채가 일으키는 변화를 묘사하면서 자연을 현상의 하나로 보는 등 사물의 ‘인상’을 중시하는인상주의는 마네로부터 시작됐다.


34세 때 〈피리 부는 소년〉이 출품 낙선했으나 에밀 졸라가 옹호했고, 이후 파리의 생활을 주제로 한 화풍으로 근대적 감각의 작품을 제작했다.

 

시각의 자율과 순수, 밝음
마네는 눈에 보이는 현상을 평면적인 화면구성에 담았다. 세련된 도시 감각으로 주위의 활기찬 현실을 절묘하게 집어낸 생략적 묘사법과 밝고 청명한 색으로 화면을 표현하는 유례 없는 화가였다.

 

종래의 어두운 화면에 밝음을 도입해 시각의 자율과 순수를 추구한 근대회화의 가장 중요한 화가 중 한 사람이다.


심사위원 28명보다 1명의 마네
〈피리 부는 소년〉은 마네가 33세이던 1865년, 고야와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보기 위해 열흘간의 스페인 여행 후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그려낸 마네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듬해인 1866년 마네는 〈피리 부는 소년〉을 살롱에 출품하는데, 심사위원들은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리지 않고 배경도 없는 그림’이라며 혹평했고, 전시되지도 못했다.

 

살롱에서 낙선하자 26세의 작가 에밀 졸라는 34세의 마네의 진정성을 옹호하며 심사위원 28명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비난했다. 심지어 졸라는 마네의 그림을 예찬하는 책을 내기도 했다.

 

 

피리 부는 소년은 누구인가
붉은색 바지를 입고 모자를 쓴 소년 병사가 앞을 보며 피리를 불고 있다. 소년의 모호한 표정과 시선은 ‘모렝’을 모델로 그린 〈거리의 여가수〉를 떠오르게 한다.


이 작품은 친구였던 황제 친위대 사령관 ‘르조와느’가 마네의 모델 섭외를 도와주기 위해 소년병을 보내주었으나 오랜 시간을 체류할 수가 없어 ‘빅토린 모렝’이 대신해서 모델이 돼줘서 탄생했다.

 

모렝은 〈올랭피아〉와 〈풀밭 위의 점심〉에도 등장하는 여성 모델이다. 그러나 이 그림을 통해 모렝이라는 여성을 떠올리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사춘기 소년의 모호한 성징만이 느껴진다.

 


순간을 포착하는 마네
소년이 피리를 입에 댄 모습은 동작이나 행동의 통제를 미덕으로 생각한 마네의 취향과 순간을 포착하는 마네 특유의 관점을 드러낸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평면적이며 입체감은 소년이 내디딘 발과 자세의 삼각형과 색채의 표현으로만 느낄 수 있지만, 그림 속 소년은 당장에라도 피리를 불며 화폭 밖으로 걸어 나올 것만 같다.

 

소년 병사를 그릴 때 쓴 검은색, 빨간색, 흰색 등의 단순한 채색에, 벽과 바닥을 분간할 수 없는 회색 배경은 전통적인 초상화의 규칙을 위반했다. 특히 그림자는 손과 발, 바지의 얕은 주름 몇 개에만 있고, 명확한 윤곽선을 가진 평평한 그림이다.

 

이는 빛이 정면에서 비췄기에 생긴 현상이다.


마네는 명확한 윤곽선을 가진 평평한 그림을 그렸다. 그림자가 거의 보이지 않아 평면적이지만, 배경을 최대한 단순하게 처리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마네의 기법이다.

 

혼자수 이용주
비단 실로 수놓아 작품을 표현하는 작가. 1974년 처음 자수를 배웠다. 회화는 순간의 빛을 화폭에 담는다. 반면 이용주 작가는 변하고 움직이는 빛을 하나의 화폭에 담아 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그는 정통자수를 현대와 접목해 가장 한국적인, 자긍심 넘치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특히 세계명화는 원작가가 표현하지 못한, 순간순간 변하는 빛을 모아 한 화폭에 표현한 독창적 작품이다.


14명의 전·현직대통령과 세계적 유명인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했고, 초대전을 열어주고 있다. 근 30년 동안 작업한 많은 혼자수 작품들을 담을 ‘그릇’을 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