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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갈등③ 형제·자매 갈등..그래도 한 핏줄

가족갈등의 마지막이자 가장 외면하려 하며 이야기를 꺼리는 부분이 형제·자매간 갈등이다. 이 갈등의 대부분은 문제의 핵심은 뒤로 한 채 서로 안 보고 사는 것으로 무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상담에서도 그렇다. 당장 돈이 걸린 재산문제나 금융(보증) 문제가 아니라면 상담을 꺼리는 것이 바로 형제·자매간 갈등이며, 상담보다는 재판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다.

 

고희지 대표

 

사례 1

50대 후반의 점잖은 신사였다. 5남매 중 둘째인데, 큰형에게 불만이 많았다. 부모는 ‘큰아들이 잘 돼야 집안이 잘된다’며 서울로 유학 보냈고, 소 팔고 논 팔아 학비며 생활비며 아낌없이 지원한 것도 모자라 나중에는 사업에 보태준다며 시골 땅까지 거의 정리해서 보냈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선산 관리 같은 장남의 책임과 의무는 뒤로 한 채, 바쁘다는 핑계로 한번 제대로 내려와 들여다보지 않았단다.

 

반면 둘째인 사례자는 시골에서 부모님 대신에 꼴 베러 다니고 학교 가기 전 새벽같이 일어나 여물을 쑤고, 나무하러 산을 누비며 자랐다. 그런 와중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로 상경할 수 있었고, 지금은 직장인으로 잘 지낸다. 주말마다 부모님을 찾고 장남은 들여다보지도 않는 조상의 묘 벌초를 하며 도리를 다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유언은 “둘째 아들에게 모든 전답과 집과 재산을 모두 주고 대신, 남아있는 막내아들 장가보내는 일과 어머니를 부탁한다”였다. 그러나 아버님의 유언에 납득하지 못한 큰형이 자꾸 사례자를 괴롭힌다고 했다.

 

외국으로 이민 간 큰형은 재산분배를 요구했다. 대신 제사 같은 장남의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니, 외국에도 절이 있어 그곳에 모셨으니 자기는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말이 돌아왔다. 한마디로 본인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례 2

다음 사례자는 여성 내담자다.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는 사례자는 딸 많은 집 장녀다. 그녀의 고민은 딸만 내리 낳다 늦둥이로 본 남동생이 얼마 전 결혼하자 친정어머니께서 밑반찬이며, 집에 들어온 선물세트며 하루를 멀다 하고 자꾸 자기 것을 뺏어 동생네 가져가신다는 거였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애들 키우랴, 부모님 모시랴하는 와중에도 용돈을 드리면 아들 모아준다고 안 쓰시는 것마저 속이 터진단다. 다른 동생들은 ‘어릴 때 큰언니만 새 옷 사주고 이쁨 다 받았으니 엄마한테 갚을 것도 없다’며 나 몰라라 한단다. 그래서 동생네 부부를 집에 못 오게 한다. 그러니까 어머니와의 싸움만 잦아져서 답답하다.

 

 

안 보고 사는 형제·자매들

대가족 시대에는 자손들이 부모 밑에 함께 살 때는 따듯한 마음으로 의지하고 살지만, 결혼하거나 독립하고 나면 각자의 삶에 치중하느라 자기 입장을 먼저 챙기는, 그래서 때로는 남보다 못한 관계로 전락하기도 한다.

 

형제·자매 갈등 유형을 보면 어린 시절 폭력(화풀이, 심부름), 부모로부터의 관심 우선순위에 밀렸던 기억으로 인한 질투나 보상심리, 상속(부모의 불공정한 재산분배 갈등), 부양(부양에 대한 책임 회피), 제사 그리고 나머지는 형제·자매간의 금전적 문제다.

 

가족갈등 해결하려면 지켜야 할 7가지 원칙

※가족이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지속적인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만약 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1. 다 같이 이야기할 시간을 내어 일정을 잡는다. 정기적으로 모일수록 좋다.

 

2. 현안에 집중한다. 과거사보다는 현재를 화제로 두고 이야기한다. 감정은 갈등 해결을 지연시키고 토론의 본질을 흐린다.

 

3. 각자의 진심을 말로 표현한다. 직접적인 소통은 효과적인 갈등 해결에 중요하다. 모두가 “나는”이라고 말을 시작하여 명확하게 본인 입장에서 느끼는 것을 밝히고 무엇이 필요하고 원하는지, 걱정하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4. 남의 말에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듣는다. 모든 갈등은 갈등이 있을 때 의견의 일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 다만 길어지면 시간제한을 두는 식으로 하면 더 좋다.)

 

5.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입증이라는 개념은 다른 사람에게 본인이 인지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 혹은 믿음 등을 보여주는 것이다.

 

6. 함께 해결책을 결정한다. 각자 입장에서 나온 모든 제안을 합쳐 타협해 절충안을 끌어낸다. 때로는 대화 중 싸우거나 나가버리는 투쟁·도주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7.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힘들고, ‘투쟁·도주 반응’으로 타협점을 찾기 힘들다면 가족 상담 전문가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구하도록 한다.

 

(공동 작성 Tasha Rube, LMSW. 타샤 루브)

 

옛날이야기를 보면 그 시대의 사고방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산에서 호랑이를 만나자 순간 기지를 발휘해 넙죽 엎드려 “형님!”이라고 부르니 호랑이가 정말 그가 자기 동생이고, 자신은 그 집 장남인 줄로 알아, 이후로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들짐승을 잡아 봉양했다는 전래동화가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장남의 책임감은 크다. 

 

그래서 ‘장자’들은 늘 부양에 대한 심적 부담을 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장남(녀)의 경우는 형제·자매들 중에 가장 부모의 기대가 크고 절대적인 입지를 가지고 태어나고, 커간다. 부모님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건 물론이고, 아들이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대를 잇는 ‘위대한 몸’이기 때문이고, 제사를 모실 자손이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에서도 장자에 대한 기대감은 드러난다. 넉넉잖은 집안 순서에 밀려 동생들은 학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출생순서의 차이는 성격 차를 유발하기도 한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둘째 이후의 자녀는 다소 반항적이고 도전적이며, 유연하고 개방적인 성격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점잖고 묵직한 사람을 보면 “장남(녀)인가 봐요?”라고 묻고, 활달하고 유연한 이에게는 “막내시죠?”라고 묻는 것처럼 선입견이 있는 경우도 꽤 많다.

 

그래도 한 핏줄

통계에 따르면 장·노년층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면 형제나 자매에게 손을 내미는 일이 50% 가 넘는다. 그 옛날 조선 시대에도 제사를 지내는 자는 유산 분배에서도 일정 부분을 더 주고, 딸도 출가 여부를 따지지 않고 똑같이 분배했다고 한다. 

 

뭐 가진 것도 많고 건강하시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우리 부모님 세대가 고생을 업고 사신 세대가 아닌가! 그러면 형제자매는 부모님의 거취나 경제적 생활, 의료비 등을 함께 해결하는 게 맞다. 십시일반 하면 가장 아름답겠지만, 현실은 결국 자식 중 누군가에게 책임이 몰린다. 

 

어린 시절, 안에서는 구박해도, 밖에서는 한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형(언니)가 아니었던가. 근처에 사는 둘째 언니가 좋은 것만 있으면 달라고 해서 얄밉다. 그런데도 나는 힘든 일 있으면 둘째 언니한테 전화를 건다. 오늘은 둘째 언니에게 삼계탕 먹으러 가자고 전화해야겠다.